디든로보틱스, 아마존 MARS Conference 2026에서 Physical AI 기술력을 선보이다
Physical AI 기업 디든로보틱스가 제프 베조스 주최 초청제 컨퍼런스 MARS 2026에 한국 기업 유일로 참가했습니다. 사족보행 로봇 DIDEN Spider의 철 구조물 홀 넘기 시연부터, 강화학습 기반 보행 제어와 현장 검증 역량까지.

2026년 3월, 미국의 한 전시장
철 구조물 위에 네 발 달린 로봇 한 대가 올라섭니다. 발이 철판에 착 달라붙고, 로봇은 스스로 지형을 판단하며 천천히 전진합니다. 구조물 중간에 뚫린 구멍 앞에서 잠시 멈춘 뒤, 한 발씩 옮겨가며 구멍을 넘어갑니다. 지켜보던 사람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집니다.
이 시연이 진행된 곳은 글로벌 초청제 기술 컨퍼런스 MARS Conference 2026입니다. 이 로봇을 만든 곳은 한국의 Physical AI 기업, 디든로보틱스(DIDEN Robotics)입니다. 올해 행사에 유일하게 참가한 한국 기업이며, MARS 역대 한국 기업 참가로는 두 번째입니다. 행사에는 KAIST 연구팀도 대학 부문으로 초청되어 함께 자리했습니다.
MARS는 어떤 행사인가
MARS는 Machine learning, Automation, Robotics, Space의 약자입니다. Amazon 창업자이자 우주 기업 Blue Origin의 설립자인 Jeff Bezos가 2016년부터 주최해 온 이 행사는 철저한 초청제로 운영됩니다. 매년 약 200명의 과학자, 창업자, 업계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술의 미래를 논의하고, 직접 만든 것을 시연합니다.
일반 컨퍼런스처럼 등록비를 내고 참여하는 행사가 아닙니다. 초대를 받아야만 참석할 수 있고, 행사 내용 대부분은 비공개로 진행됩니다. 머신러닝, 로보틱스, 우주 분야의 최전선에 있는 연구자와 기업인들이 소규모로 모여 기술 시연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20개 부스, 그리고 디든로보틱스
MARS Conference의 행사장에는 약 20개 팀이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글로벌 메이저 로보틱스 기업부터 KAIST를 비롯한 대학 연구팀까지, 규모와 단계가 다양한 팀들이 각자의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디든로보틱스는 사족보행 산업용 로봇 DIDEN Spider와 산업용 이족보행 플랫폼 DIDEN Walker를 함께 선보였으며, Spider를 중심으로 시연을 진행했습니다.
시연 핵심은 철 구조물 위에서 구멍(Hole)을 넘어가는 동작이었습니다. 이 동작이 중요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조선소나 플랜트 같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로봇은 매끄러운 평면 위만 걷지 않습니다. 용접 흔적, 론지(선체를 보강하기 위해 용접된 구조물), 배관, 그리고 작업용 구멍이 있는 복잡한 철 구조물 위를 이동해야 합니다.
DIDEN Spider가 이 동작을 해내는 것은 단순히 철 표면에 붙을 수 있어서가 아닙니다. 강화학습 기반의 보행 제어가 불규칙한 지형에서도 각 발의 부착과 이탈 타이밍을 실시간으로 판단하고, 비전 AI가 구조물의 형상을 인식하며, 상태 추정 알고리즘이 로봇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디든로보틱스의 시연은 이러한 기술들이 종합적으로 작동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장면입니다.

DIDEN Spider가 MARS Conference 2026 현장에서 철 구조물 벽면에 부착되어 시연 중인 모습 ⒸBen Rose Photography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기술
MARS에 참여한 기업들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나온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 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오래,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하는가."
산업용 로봇의 현장 투입은 연구실 시연과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진동, 먼지, 극한 온도를 견디면서도 안정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기술 스펙만으로는 보장되지 않습니다.
디든로보틱스는 이 부분에서 분명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조선 3사와 동시에 협업하고 있으며, 이미 실제 선박 생산 공정에서 용접 작업을 수행한 이력이 있습니다.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현장에 가져가 검증하고, 그 피드백을 다시 개발에 반영하는 사이클을 반복해 온 것입니다.
MARS에서 디든로보틱스의 시연이 눈길을 끈 것도 이 맥락에서입니다. 단순히 로봇이 벽에 붙는 것이 신기해서가 아닌, 불규칙한 구조물 위에서 로봇 스스로 판단하고 보행을 이어간다는 점 — 즉, Physical AI로서의 종합적인 기술력이 업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KAIST에서 MARS까지
디든로보틱스의 기술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2024년 3월 창업한 이 회사는 KAIST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출신 4인이 설립했습니다. 김준하 대표는 KAIST 기계공학 박사로, IEEE T-RO, RA-L, IJRR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로보틱스 저널에 논문을 게재한 연구자입니다.
구동기, 기구부, 전장부 등 하드웨어 전체를 자체 설계하고 개발합니다. 소프트웨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로봇이 스스로 걷는 법을 학습하는 강화학습 기반 보행 제어, 현장 환경을 인식하는 비전 AI, 로봇의 자세와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상태 추정, 그리고 실제 투입 전에 수천 가지 시나리오를 검증하는 시뮬레이션 환경까지 자체 구축했습니다. 하드웨어부터 AI 소프트웨어까지 종합적으로 개발하는 이 구조가 디든로보틱스를 Physical AI 기업으로 만드는 핵심이며, 현장에서의 빠른 문제 해결과 반복적인 개선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 팀이 지금 주목하는 다음 단계는 휴머노이드입니다. Spider에서 축적한 강화학습 기반 보행 제어, 상태 추정, 시뮬레이션 검증 기술을 산업용 이족보행 플랫폼 DIDEN Walker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Walker의 하체는 하드웨어 설계부터 제어까지 3개월 만에 개발되었고, 첫 테스트에서 바로 안정적인 보행에 성공했습니다.

디든로보틱스 팀이 DIDEN Spider 및 DIDEN Walker와 함께 MARS Conference 2026 현장에서 촬영한 단체 사진 ⒸBen Rose Photography
다음으로 나아가는 곳
MARS Conference 2026에서의 시연은 디든로보틱스에게 하나의 이정표입니다. 하지만 이 팀이 향하는 곳은 훨씬 넓고 광활한 곳입니다.
조선소에서 출발한 기술은 이제 플랜트, 인프라 점검, 건설 등 다양한 산업 영역으로 확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네 발로 시작한 기술이 두 발로 이어지고, 하나의 산업에서 검증된 역량이 다른 산업으로 넓어지는 과정. MARS는 그 여정의 한 장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