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벽 위를 걷다 - NVIDIA GTC 2026을 연 디든로보틱스

NVIDIA GTC 2026 오프닝을 장식한 디든로보틱스의 Spider 30. 자석발 제어부터 강화학습 보행, 자율 경로 계획까지. 피지컬 AI의 현재와 미래를 해부한다

NVIDIA GTC 2026_DIDEN ROBOTICS

바로 지금, 이 기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NVIDIA GTC 2026의 오프닝 영상에 한 로봇이 등장했습니다. 거대한 선박의 수직 벽면을 네 발로 자유롭게 걸어 다니는 사족 보행 로봇. 디든로보틱스(DIDEN Robotics)의 Spider 30입니다.

NVIDIA GTC 2026 오프닝 영상 중 디든로보틱스

NVIDIA GTC 2026 오프닝 영상 중 디든로보틱스

전 세계가 피지컬 AI에 주목하는 지금, 이 로봇은 이미 산업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세계 조선 산업의 중심입니다. 그런데 거대한 선박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수직 벽면과 좁은 밀폐 구간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높이 30미터, 폭 2미터의 밀폐된 철 구조물. 40도가 넘는 온도, 유해 가스, 용접 불꽃. 용접, 도장, 검사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고, 산업재해율은 제조업 평균의 두 배를 넘습니다.

디든로보틱스는 이 문제를 풀었습니다. 국내 주요 조선소의 실제 선박 내부에서, 사족 보행 로봇이 수직 벽면과 천장을 자유롭게 걷고 있습니다. 이 로봇이 용접한 결과물은 실제 선박에 적용되었습니다.

피지컬 AI: 로봇이 물리 세계에서 일하는 기술

로봇이 벽을 걸으며 용접까지 수행하려면, 하나의 기술로는 불가능합니다. 여러 기술이 동시에, 그리고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 자석 제어 — 발을 벽에 붙이고, 정확한 타이밍에 떼는 기술

  • 보행 제어 — 수직 벽면 위에서 중력을 거스르며 균형을 잡고 걷는 기술

  • 자율 주행 — 사전 정보 없는 환경에서 경로를 스스로 계획하는 기술

  • 상태 추정 — 로봇의 자세와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기술

  • 작업 제어 — 목표 지점에 도달한 뒤 정밀하게 용접을 수행하는 기술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될 때, 비로소 로봇이 현장에서 일 할 수 있습니다. 로봇이 주어진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것. 이것이 피지컬 AI입니다.

디든로보틱스는 이 기술 전부를 자체 개발합니다. 벽면 보행에 최적화된 구동기를 직접 설계하고, 강화학습 기반의 운동 제어 알고리즘을 자체 구축합니다.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로봇의 보행 정책을 학습시키고, 이를 실제 하드웨어에 적용하는 전 과정을 하나의 팀 안에서 수행합니다. 

Spider 30 사족 보행 로봇

Spider 30 사족 보행 로봇

자석발, 벽면 보행의 시작점

이 기술의 출발점은 자석발입니다.

벽면 보행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자석의 종류에는 대표적으로 세 가지가 존재합니다. 영구자석은 강력하지만 끌 수 없고, 전자석은 전류로 제어할 수 있지만 자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에너지를 공급해줘야 합니다. 

전자영구자석(Electropermanent Magnet, EPM)은 이 두 가지의 장점을 결합한 기술입니다. 짧은 전기 펄스 한 번으로 자력의 ON/OFF 상태를 전환하고, 전환 후에는 전력 없이도 그 상태를 유지합니다.

구분

영구자석

전자석

EPM

ON/OFF 제어

불가

가능 (전류)

가능 (펄스 전환)

전력 소비

없음

지속 소비

전환 시에만

벽면 보행 적합도

낮음

중간

높음

EPM의 기초 원리는 KAIST를 비롯한 국내외 연구기관에서 축적되어 왔습니다. 디든로보틱스는 산업 현장의 거친 철 표면 위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수준까지 이 기술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그런데 로봇이 벽에서 해야 할 일은 단순히 붙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수직 벽면 위를 이동하고, 장애물을 피해 경로를 생성하고, 목표 지점에 도달해 정밀하게 용접을 수행해야 합니다. 자석발은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지만, 그 위에 보행 제어, 자율 주행, 상태 추정, 강화학습이 결합되어야 비로소 로봇이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벽 위를 걷는 AI

수직 벽면에서는 중력이 로봇을 끊임없이 아래로 끌어당깁니다. 네 발 중 하나를 떼는 순간, 나머지 세 발이 전체 무게와 작업 하중을 지탱해야 합니다. 

디든로보틱스의 보행 제어 시스템은 각 발의 접촉 상태, 자석의 흡착력, 로봇의 자세를 실시간으로 추정하여 다음 동작을 결정합니다. 단순히 정해진 패턴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변화하는 조건에 맞춰 최적의 동작을 생성합니다.

조선소 내부의 환경은 사전에 매핑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합니다. 용접 비드, 론지(보강재), 배관, 예상치 못한 장애물. 로봇은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목표 지점까지의 최적 경로를 계획하며,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디든로보틱스의 자율 주행 시스템은 이를 가능하게 합니다.

여기에 강화학습 기반 제어가 결합됩니다.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수천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최적의 보행 정책을 학습한 뒤, 이를 실제 로봇에 적용하는 sim-to-real 파이프라인. 시뮬레이션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디든로보틱스는 구동기를 직접 설계하고 시뮬레이션 모델을 자체 구축합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직접 만들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러한 기술의 총합이 사족 보행 로봇 Spider 30에 집약되어 있습니다. Spider 30은 30kg의 가반 하중을 견디면서 수직 벽면과 천장을 포함한 철 구조물 위를 자유롭게 이동합니다. 국내 주요 조선소에서 실전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로봇이 수행한 용접 결과물이 실제 선박에 적용되었습니다.

Spider 30 3D 렌더링 — 선박 내부 구조물에서 작업 중

Spider 30 3D 렌더링 — 선박 내부 구조물에서 작업 중

조선소에서 시작된 기술, 그 너머로

조선소라는 극한 환경에서 증명된 기술은 그 자체로 끝이 아닙니다.

불규칙한 지형 위의 보행 제어, 자율 경로 계획, 실시간 상태 추정, 강화학습 기반 운동 제어. 이 역량은 벽면 보행 로봇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로봇이 물리 세계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입니다.

디든로보틱스는 이 기반 위에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DIDEN Walker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체의 하드웨어 설계부터 보행 제어까지 3개월 만에 완성했으며, 첫 테스트에서 바로 보행에 성공했습니다. 조선소에서 축적된 보행 제어 역량이 전혀 새로운 폼팩터에서도 유효하다는 증거입니다.

자석발, 보행 제어, 자율 주행, 상태 추정, 강화학습, 시뮬레이션, 구동기 설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까지, 디든로보틱스는 로봇이 물리 세계에서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조선소에서 출발해, 로봇이 필요한 모든 산업 현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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